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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

습작노트

by 일레시아 2008. 5. 2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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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일요일이다. 더군다나 내일은 어린이날이라는 황금연휴다. 그래서인지 거리에는 가족단위로 움직이는 인파가 많았다. 하지만 나는 오늘도 홀로 이 거리에 서있었다.

"......."

비가 온다는 기상청의 오보는 언제 봐도 지겹다. 비가 올 것 같아 우산은 손에 들고 있었지만 정작 필요한 비는 아직까지 한 방울도 내리지 않고 있었다.

"가져오지 말걸 그랬나..."

어깨에 둘러맨 조그마한 가방과 파란색 3단 우산이 그녀의 소지품이었지만, 왠지 무거운 것을 들고 있는 듯이 어깨가 축 쳐졌다.

"정말..... 그냥 집에나 갈까..."

친구랑 만나기로 한 시간이 벌써 30분이나 지나버렸다. 휴대폰을 깜박하는 바람에 통화는 불가능한 상태다.

아까보다 조금 어두워진 상태였지만, 그래도 비가 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두 눈이 멍해지기 시작했다.

푸르른 나무사이로 회색 하늘이 왠지 어울린다고 생각이 들었다.

"헤이, 김지혜씨, 그런데서 멍하니 있으면 안돼요."

문득 정신이 들었다.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진원지를 바라보았다.

"서은수인가..... 늦었네...."

"헤헷, 미안 미안. 오다가 사고가 생겨서 말이야. 그나저나 전화는 왜 안 받는 거야, 가버린 줄 알았잖아?"

"집에...."

"응?"

"집에 두고 왔어...."

"하아? 어련하시겠어..... 나오느라 정신없었을.....윽!"

은수는 눈을 찡그리며 머리에 손을 대었다.

"그렇다고 때릴 것 까지는 없잖아."

"......."

"......."

"갈래."

"핫? 자, 잠깐! 왜?"

"피곤해."

"치사해, 피곤하다고 도망갈 꺼야?"

"그럴지도...."

"너.... 누구랑 닮았다?"

"......?"

"하하핫! 농담이야, 농담. 애는 농담도 안돼니?"

"바보."

"헉.... 나왔다......"

김지혜는 눈을 가늘게 하고서는 서은수를 바라봤다.

"........"

문득 시계를 보고 난처한 표정을 짓던 은수는 지혜의 손을 잡았다.

"자자, 그나저나 시간이! 서둘러야겠는데?"

"왜?"

"에? 못 들었어? 미팅이잖아, 미팅!"

"늦지 않았어?"

"그러니까 빨리이~!!!"

호들갑을 떨고 있는 은수와 무표정의 지혜였다. 이렇게 호들갑을 떨면서 그들이 향한 곳은 그리 멀지 않은 패스트푸드점이었다.

"그런데 이젠 지겹지도 안니?"

"응?"

"패스트푸드."

"하아? 먹지는 않는다고?"

"장소 좀 바꿔보지 그래, 매번 이곳만 줄기차게 고집하는 이유는?"

"없어! 일단, 고고고!!!"

"......."

그리 더운 날씨는 아니었지만 약간의 뜀박질이 있었기에 그들은 약간의 가쁜 숨을 내쉬고 있었다. 패스트푸드점에는 이미 와있던 일행들이 있었다. 은수들이 뛰어 들어오자 시선이 그들에게 향했다.

"여어... 지각생들....."

"역시나 오늘도 늦었구나!"

"쳇."

"얏호! 이겼다! 이겼다! 자아."

"자, 만원."

"뭐야? 그 돈은?"

"아아, 내기...."

".... 늦게 온게 벌칙이었나?"

은수는 난처한 표정을 짓다가 대번 표정이 바뀌었다.

"근데, 무슨 내기였던 거야? 설마 단순히 늦게 오는 걸로 한 것은 아니겠지?"

"맞아. 이 섹시하신 서예지가 모이라고 했을 때 서둘렀어야지, 안 그래? 덕분에 돈 좀 벌었네?. 땡큐."

".... 할 말이 없다."

지혜가 예지의 말에 응수했다.

"그나저나 날씨가 저래서 비가 오겠냐? 지혜는 오늘도 우산을 들고 왔네?"

"......"

"그나저나 오늘은 무얼 할 건데?"

"글쎄...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버려서 영화 보는 것은 취소되어버렸다."

"정말?"

"하아... 보고 싶었는데..."

"미안!"

"미안해 할 건 없고.... 대신 지각한 벌로 음료수 값을 지불할 것!!"

"후에엣-???"

"그러지."

티격태격하는 모습 속에서 김지혜가 계산을 하러 영수증을 들었다. 하지만, 이미 계산은 되어있었다.

"......"

"미안, 이미 계산했던거야."

"......"

"덥다......"

"아직 여름도 멀었는데 정말 덥네?"

"지혜야, 그거 양산이니? 양산이면 좀 빌려줘라."

"우산인데."

"헤에? 비도안내리는데?"

"......"

"기상청 예보를 믿은거야? 바보아냐?"

"...... 그럴지도."

"뜨아....."

"아아... 그나저나 지금 부터는 뭘할거지?"

"쇼핑센터나 갈까?"

"그러자!"

즐거운듯이 쇼핑센터로 발을 옮긴다. 선두에선 서은수를 필두로 나머지 애들이 모여서 서로 재잘대며 걸어가고 있었고, 그 뒤로 김지혜가 걸어가고 있었다.

".....!"

순간 김지혜의 옆으로 머리카락이 금발인 여자애가 스쳐지나갔다. 김지혜는 무엇인가에 놀라 그녀를 찾아 눈을 돌리지만 뒤에는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

그제서야 서은수가 지혜를 바라보았다.

"무슨일이야?"

"......"

"왜그래?"

"아무것도, 가자."

"응?"

지혜는 순간 헛것을 보았나 하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녀는 금발의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금발 때문에 애들에게 얽매이긴 싫었다. 다시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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