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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알수없는 전학생 상

습작노트

by 일레시아 2009. 4. 1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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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띠띠띠띠띠띠띠...'

침대옆에 있던 탁자위 조그맣고 둥근 해바라기 모양의 시계의 알람이다. 햇살이 창문의 커튼 사이로 방안을 밝게 해주고 있었다. 시계는 7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으으응..."

이불이 조금 움직이더니 속에서 손이 뻗어나왔다. 그러더니 시계의 알람버튼을 눌렀다. 드디어 방안에 정적이 흘렀다. 잠시뒤 이불이 젖혀지고는 부스스한 얼굴로 상체를 들었다. 아직도 졸리운듯 눈은 감겨져 있었다. 그런상태로 몇분이 흘렀을까, 밖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 지혜야 일어났니?"

두 눈이 살짝 떠졌다.

"네-."

두눈을 손으로 비비고는 기지개를 한번 켰다. 그리고는 잠옷차림으로 침대에서 빠져나왔다. 주방에서 엄마가 요리를 하고 있는 소리가 들렸다. 방문을 열고 아래층에 있는 주방으로 내려갔다. 요라를 하고 있는 엄마의 뒷모습이 시야에 잡혔다. 식탁에는 아직 빈 그릇이 올려져 있어 아직 준비중이라는것을 알 수 있었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인사를 한다.

"그래, 어서 씻으렴."

"네."

지혜는 바로 씻으러 세면실로 들어갔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부시시 하다는것을 알고서는 바로 씻기 시작했다. 머리카락이 그리 길지 않은 단발이라서 짧은 시간에 머리를 감을 수 있었다. 머리카락이 짧아진지 꽤 오래되었지만, 머리를 만질때마다 약깐씩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학교때까지는 가슴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카락이 주변에서 너무나 부러워했었다. 자신은 그러한 머리카락을 좋아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귀밑 까지만 내려오는 단발이다. 머리카락을 만지면 언제나 그 이유가 떠오른다. 한동안 머리카락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가 깜짝놀란 지혜는 서둘러 단조로운 머리결을 헤어드라이기로 말린뒤 방안으로 들어가 교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래도 아직도 여유가 있었다. 진한 회색의 치마와 흰색과 하늘색의 투톤의 상의를 입은뒤, 짧고 푸른 넥타이를 매었다. 그리곤 그위에 체크무늬 가디건을 걸쳤다. 그리고는 거울앞에서 교복이 제대로인지 확인하고 방을 나섰다.

"저먼저 먹을게요."

식탁에는 간단하게 된장국과 몇가지 반찬들이 있었다. 계란 후라이를 조금먹으면서 말했다.

"오늘도 아빠는 벌써?"

"으응. 그래도 오늘은 일찍 들어오실거야."

"......"

조그마한 밥그릇에 담겨있던 밥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젓가락을 식탁위에 올려두고 일어났다.

"잘먹었습니다."

"도시락 챙겨뒀으니 가지고 가너라."

"네."

세면장을 들어가서 치약과 칫솔을 꺼냈다. 치약을 칫솔위에 짜낸뒤 양치질을 시작했다. 머그컵에 물을 받은뒤 입안을 헹궜다. 차가운 느낌과 함께 박하 민트의 느낌이 입안에 가득했다. 입안을 헹궈낸다음에 얼굴을 보며 입주변을 닦았다. 마지막으로 로션을 꺼내 손에 살짝 덜어낸뒤 얼굴에 발랐다. 양쪽 귀와 턱 머리카락부분을 들려야 본 뒤 세면장을 나왔다. 밖에 기대어 둔 가방을 들고 현관으로 향했다.

"다녀오겠습니다."

문을 열고 집 밖으로 나왔다. 따스한 햇살이 하늘에서부터 쏟아져 내렸다. 실내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강렬함 때문이었는지 지혜는 잠시동안 눈을 감았다. 손끝 과 얼굴부터 시작한 온기의 느낌이 온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옷안의 스산한 느낌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

슬슬 적응이 되었는지 눈을 살며시 뜨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맑은 하늘이다. 조그마한 구름들이 몇조각 떠있을뿐, 완전한 여름날씨같다.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에 새소리가 뭍혀 귓가를 스쳐지나갔다. 이제는 따스함을 넘어 더워지고 있는것 같다.

"......"

조금은 더운 날씨일까? 라고 생각했다. 순간 머리카락 사이로 물방울 하나가 지나갔다. 밖으로 나온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땀이 벌써 흐르기 시작한 것이다. 얼굴 미간이 약간 찡그러지기 시작했다. 밖으로 나온지 얼마나 되었다고 더위를 느끼는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되었건 더운건 더운거다.

"덥네......"

가방에서 손수건을 꺼내 이마를 훔쳤다. 땀과 함께 로션의 향이 손수건에 묻었다. 살짝 젖어버린 손수건을 접어서 가방에 넣고선 걸어가기 시작했다. 집에서부터 학교까지는 그리 멀지는 않았다. 하지만 언덕이 있고 학교까지의 길이 직선이 아니어서 주변에서는 많은 이들이 버스를 타고 통학을 하고있었다. 그렇지만, 지혜는 걸어서 가는것을 고집했다. 자전거라도 타라는 친구의 권유가 있었지만, 그녀는 도보만을 고집했다. 그러나 오늘 아침은걸어가기엔 조금 더운날씨가 아닐까 생각되었다.

'버스탈까...?'

라고 생각했었지만, 눈을 돌려 바라본 버스정류장에는 이미 학생들이 가득했다. 결국 걸어서 학교를 향하기 시작했다. 30여분동안 걷다보니 그동안 열심히 이마의 땀을 훔치고 해서 손수건이 축축해져버렸다. 그렇다고 손수건을 가방속에 넣기에는 껄끄러웠다. 하늘을 바라보니 저멀리 뜨거워보이는 태양이 보였다. 순간 눈이 찡그러졌다.

'조금만 더가면 학교... 교실에 들어가기전에 잠깐 씻고가야겠다......'

10여분정도만 걸어가면 학교가 있다. 지금 지혜의 시야에는 학교가 보이지는 않았으나, 조금더 힘을내서 학교로 향했다. 시원한 바람과 찬물을 생각하면서...

"여어 지혜아냐!"

바로 등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

'끼익!'

 경쾌한 브레이크 소리와 함께 지헤의 옆에는 자전거를 타고있는 은수가 나타났다. 자전거는 스포츠용으로 만들어진것은 아니였지만, 꽤 훌륭했다. 더군다나 여학생이 사용하기에 딱 어울리게 앙증맞았다. 앞의 바구니에는 그녀의 마스코트가 달려있는 가방이 담겨있었다.

"변함없네... 더운날씨에..."

"신경쓰지 마시길..."

"그래도 버스를 이용하는것도 좋지 않아?"

"저런걸?"

지혜가 가리킨곳에는 이미 학생들로 가득하고도 넘칠것 같은 버스가 지나가고있었다. 버스가 많은것도 아니고 자신들이 다니는 학교의 학생이외에도 다른 학교 학생들이 많이 있었다. 저런곳에 남학생이라면 모를까, 여학생으로써 저런 복잡함에 합류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없었다.

"우와...."

"차라리 걷는게 낫지..."

"그렇겠네...."

그러고는 다시금 걷는다. 그런 지혜의 옆을 은수가 스텐딩(밸런싱)한다. 그다지 흔들리지도 않고 말이다.
* 스텐딩(밸런싱) : 자전거를 탄 상태로 이동하지 않고 제자리에 서 있는 기술

"잘하네...."

"물론이지 초등학교때부터 자전거를 탔었거든!"

조금씩 앞으로 움직이며 스텐딩을 하고있는 은수를 지혜가 추월했다. 하지만 상대는 자전거다. 조금 추월했다 싶으면 어느샌가 앞질러가서 스텐딩을 하고 있었다.

"헤에..."

"그럼 자전거를 타는건 어때?"

"각하."

"윽....."

문득 손을 들어 손목시계를 바라보았다. 시계는 그사이에 10분이 지나 있었다. 손을 내리고 은수를 바라보았다.

"서두르지 않으면 지각할지도..."

"아앗! 정말이네! 그럼 먼저 가볼까나...."

패달을 힘차게 밟는다. 은수가 먼저 나아간다. 학교 교문이 멀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녀의 모습은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 뒤를 이어 버스에서 내린 수많은 학생들이 서둘러서 교문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물론 그녀가 봤던 버스의 다음 차량이었다. 그뒤로 저멀리 또 만원인 버스가 다가오고 있었다.

"이런, 나도 늦겠네."

지혜도 서둘러서 학교로 들어갔다.
오월. 하늘은 높고 더운 날씨가 시작되고 있었다. 슬슬 등교시간이 임막해서인지 교문에는 많은 학생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교문에는 학생회 임원과 학생주임선생이 교문에서 선도하고 있었다. 몇몇 학생이 더운날씨에 복장불량으로 얼차려를 받고 있었다. 아직은 지각은 아니었다. 교사에서 예비종이 울리기 시작했다. 서둘러 교사안으로 들어갔다. 선선한 바람이 그녀를 맞이했다. 교사안은 시원한 공기가 가득했다.

"하아...."

마지막으로 흐르던 땀방울을 손수건으로 훔쳐낸뒤 가방속에 넣었다. 신발장에서 신발을 갈아신은뒤 자신의 교실로 향했다. 교실에는 이미 많은 학우들이 끼리끼리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지혜가 들어오는것을 본 은수가 아는척을했다.

"늦었네?"

딴청을 피우고 있는 은수를 지나치며 지혜 무표정으로 말했다.

"아아 어떤 멍청이가 말을 걸어와서 말이지."

"멍청이? 누구?"

"너 말야."

한방먹은듯한 표정으로 은수가 말했다.

"윽..... 너무하잖아!"

그 뒤로 교실문이 열리면서 다른 학우가 가방을 흔들면서 들어왔다.

"얏호! 여러분!"

"오늘도 늦었어!"

"헤헷."

"그나저나 예비종 울린지 언젠데 담임은 안오는 거지?"

"글쎄, 조금전 교무실이 소란스러웠는데, 그것 떄문일까?"

"그것이라니?"

"나도 잘 모르겠지만, 뭔가 오늘은 무언가가 있을것 같아."

"그게 뭐야."

"알바 아냐."

시간이 좀더 흐르고 나니 복도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김지현 담임선생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미안! 좀 늦었지?"

바로 야유가 들려왔다.

"15분 지각이라구요."

"징계위원회에 회부시켜!"

눈물을 글썽이며 담임이 말했다.

"우우... 담임에게 뭐라는거야......"

"흥."

손수건으로 눈물을 살짝 닦아내고는 교탁에서서 외쳤다.

"뭐, 그건 그렇고, 오늘은 깜짝 놀랄 소식이 있어요! 뭐 이런 시간에 조금 놀랄일이긴 하지만... 전학생이 왔습니다아! 더군다나 교환학생이에요, 외국에서..."

바로 반응이 왔다. 학생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술렁이기 시작했다.

"외국인?"

"설마!"

"교포인가요?"

"어디에서 왔어요?"

"설마 파랑눈??"

이것 저것 물어보는 학생들로 정신이 없어졌다. 다시금 눈에 눈물이 글썽이기 시작했다.

"바보 선생, 어서 이 소란이나 진정시켜봐."

"우웅..... 너무해."

"조용히!!"

반장이 나섰다. 역시 반장이다. 담임보다 더욱 강력한 권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뭔가 틀리다.

"더이상 떠든다면!!"

그 목소리에 다들 침묵.

"죽여버린다."

라며 목에 손을 갔다대고는 긋는 시늉을 했다. 순간 교실에 찬바람이 불었다.
역시나. 안경을 낀 모습이 약간은 어리버리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사실은 이러한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덕분에 교실은 정숙. 다시금 담임의 전학생소개가 계속된다.

"에, 일단 예쁜 학생이에요. 그럼, 들어오세요."

'드르륵...'

그제서야 교실에 들어온 신입생. 금발의 예쁜 아이였다. 모둔의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되고, 교실은 순식간에 조용해진다. 지혜는 출입문이 열릴때까지 신경을 쓰지 않았었다. 하지만. 교실안으로 들어오는 그녀의 모습을 흘깃 보고 나서 두눈이 커지기 시작했다. 엊그제 쇼핑타운에서 스쳐 지나갔던 아이였던 것이였다.

"......!"

"이름은 일레시아. 외국에서온 교환학생이에요."

교환학생이라... 우리학교에도 그런 제도가 있었나 했지만, 큰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안녕, 내이름은 일레시아 수. 그냥 일레시아라고 불러주길 바래."

그렇게 일레시아와 김지혜의 두번째이자 첫 만남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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